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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지금 행복하다 (111)
하루하루 사는 법
15년도 더 된 낡은 하늘빛 스웨터를 풀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질 않는데 모가 60%는 되었던 것같다. 그리고 알록달록 줄무늬 스웨터도 풀었다. 이 스웨터는 모가 77%, 나일론이 23%다. 아크릴 스웨터를 풀면 수세미를 떠서 재활용하는데 모의 양이 많은 실은 수세미로는 적당하지도 않고 쓸 만한 실이기 때문에 새로운 물건을 만든 것이 더 낫다.두 개의 스웨터 실을 섞어서 머플러를 뜨기로 했다. 둘다 채도가 낮은 색이라서 어울릴 것 같았다. 뜨개질 실력이 초보수준이라서 대바늘 가터 뜨기로 길게 뜨기로했다. 목에서 두 번 돌릴 수 있는 길이. 40코에서 시작했다.ㅗ 12월 12일에 뜨기 시작해서 오늘까지 짬짬이 떴다. 총 8일. 손놀림이 느려서 시간이 많이 들었다. 완성하고 나니 만족스럽다. 이제 다른 스웨..
어릴 때부터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캐롤 듣는 것을 좋아했다. 중학교때였을까? 처음 크리스마스 캐롤 테이프를 산 것이... 그때는 테이프를 듣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유투브로 캐롤을 듣겠지만... 내가 산 테이프에는 디스코풍으로 편곡된 캐롤송이 녹음되어 있었다. 처음에 좀 당황했지만 곧 그 캐롤송에 적응을 해서 즐겁게 들었었다. 어른이 되어서는 캐롤송 CD를 구입했다. 크리스마스 즈음해서 가끔 CD구매하곤 했다. 지금은 더는 CD를 구매하지 않고 나도 유투브로 캐롤을 듣곤 하는데, 그래도 가지고 있는 CD를 꺼내놓고 듣는 것도 좋아한다. 오늘은 "어린시절의 크리스마스 캐롤"이라는 제목이 붙은 CD를 들었다. 2년 전 프랑스 릴에 갔을 때 성당에 붙어 있는 기념품가게에서 구입한 것이다. 할머니께서 물건을 팔고 ..
일어나 창의 커튼을 젖히니 나뭇가지 위에 흰눈이 쌓인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일기예보가 맞았았네. 눈은 이미 그쳐 있었다.아파트의 흙마당에는 흰눈이 좀 쌓였지만 많은 눈이 내린 건 아니다. 그래도 눈이 오길 소망했덛 터라 기분이 좋다. 실내 창으로 계절의 변화를 즐기고 싶은 사소한 욕심이라고 해야 할까. 오늘도 코로나 확진자는 쉼없이 늘어나 마침내 1000명을 넘었다는 소식부터 접했다. 당분간 갇힌 듯 지내야겠다 싶다. 내일부터 3일간은 한파가 몰아닥친다고 하니 더더욱 웅크리고 있어야겠다.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을 달래가면서. 그나마 눈을 보면서 비슷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 위로가 되는 날이다.
코로나 확진자가 가파르게 증가해 900명이 넘었다는 소식에 절로 우울해진다. 기분이 나쁠 때는 단맛이 도움이 된다. 좋아하는 홍차에 쿠키와 초콜릿을 더한다. 오후에는 특히 얼그레이티를 마신다. 베르가모트 향이 기분을 좋아지게 하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콜레스테롤 때문에 피하는 쿠키지만 오늘은 하나 정도 허락해준다. 초코칩 쿠키는 특히 좋아하는 쿠키다. 그리고 트뤼플 초콜릿도 콜레스테롤에 문제가 있다면 무척 나쁜 먹을거리다. 그래도 트뤼플 초콜릿도 하나. 크리스마스 시즌, 프랑스 사람들이 무척 즐기는 초콜릿. 우리나라에서도 프랑스의 트뤼플 초콜릿을 먹을 수 있다는 것에 무척 감사한다. 친구는 디카페인 커피와 로투스 계피비스킷, 그리고 트뤼플 하나. 골다공증 위험신호가 있는 친구에게 커피는 적. 하지만 디카페..
지난 11월말부터 식탁 위에 크리스마스 장식품들을 올려두고 지낸다. 올해는 크리스마스 악몽 피규어와 북유럽 스타일(흰색과 녹색이 주된 테마)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즐기고 있다. 연말에는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젖어 지내는 것이 좋다. 아직 캐롤까지 틀어놓고 있지는 않지만 오늘 아침에는 캐롤도 들어볼까 했었다. 다음 주부터는 추위가 더 심해진다고 하니까, 실내를 좀더 따뜻한 분위기로 만들어둬야겠다. 크리스마스 장식이야말로 연말 강추위 속에서도 마음을 데워주는 것 같다. 해마다 마음에 드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으면 한, 두 개 정도 사두곤 했는데, 올해는 아무래도 사긴 힘들 것 같다. 그래도 그동안 모아둔 장식들로도 충분히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 있으니 관계없다. 집밖은 코로나19로, 겨울추위로..
날씨가 서늘할 때는 따뜻한 국물이 있는 음식을 찾게 된다. 평소에는 국물 있는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데도. 오늘 점심은 오뎅탕. 오뎅에 떡을 곁들였다. 맛있는 가을 무를 많이 넣고 파도 송송송. 나무젓가락으로 오뎅을 끼웠다. 어린 시절 초등학교 근처 오뎅팔던 가게가 떠올랐다. 그곳에는 오뎅꼬치도 팔지만 떡과 곤약도 꼬치에 끼워서 함께 국물에 담궈두고 팔았다. 나는 흰 떡이 좋았다. 간장에 따뜻하고 말랑한 떡을 찍어 먹다가 무와 파가 띄워져 있는 멸치국물을 마시면 추위가 멀리 달아났다. 오늘 오뎅탕에는 가는 떡볶기떡을 넣었기에 예전의 떡맛이 안 나서 좀 아쉬웠다. 그래도 오뎅탕을 먹고나니 온 몸이 훈훈해서 좋다. 어린시절 먹었던 오뎅을 떠올리다 보니 초등학교 입학전 기억이 생각났다. 할머니와 둘이서 사립초..
지난 11월 말 하천가산책을 하다가 개나리가 노란꽃을 피운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늦가을에 개나리꽃이라니! 분명 개나리꽃 맞다. 계절을 잊은 개나리. 기후변화는 꽃들이 제 시간을 잃게 만든 것 같다. 그럼에도 개나리꽃이 반가웠다. 화창했던 봄날이 떠올라서. 또 잊고 있던 수 년전 독일여행의 기억도 떠올릴 수 있어 좋았다. 어느 해, 독일 하이델베르크 크리스마스장을 구경갔던 날, 눈이 내렸는데, 그때 눈 속에 노란꽃(개나리가족)이 피어 있어 신기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