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치석제거
- 크라운
- 내돈내산
- 벤자민 고무나무
- 로즈마리
- 쌍화차
- 애플민트
- 콜레스테롤 정상치 유지를 위한 식사
- 낫또
- 된장국
- 비올레타 로피즈
- 알비트
- 괭이밥
- 대추
- 점심식사
- 무화과
- 진피생강차
- 산세베리아
- 스팸문자
- 아침식사
- 오후의 소묘
- 홍화나물무침
- 백김치
- 인레이
- 막스트라 필터
- 노란꽃
- 표고버섯
- 콜레스테롤
- 단풍
- 브리타
- Today
- Total
목록지금 행복하다 (114)
하루하루 사는 법

오전에 볼 일을 보러 길을 나섰는데, 어느 집 대문 앞에 큰 화분이 나란히 놓여져 있었다. 이 단층가옥의 주인은 화초를 가꾸는 일을 즐기나 보다. 게다가 대문 앞에 화분을 내어놓아 길가는 행인들까지 기쁨을 주는 고마운 사람이다. 잠시 서서 이 꽃들을 즐겼다. 왼쪽부터 제라늄(작은 꽃봉오리들이 맺혀 있다), 그리고 다알리아(잎은 다소 평범하지만 붉은 꽃이 소담스럽다), 수선화(고개 숙인 노란꽃들이 사랑스럽다), 다시 다알리아. 이 주인은 다알리아 꽃을 좋아하나 보다. 사실 다알리아는 잘 알지 못해서 꽃검색을 해보았다. 이 집 주인 덕분에 새로운 꽃을 알게 되었다. 두 번 기쁨을 주는 주인. 꽃을 즐길 수 있게 해 주고, 꽃의 배움의 길로 인도하고. 따뜻한 봄날을 즐길 수 있었던 행복한 금요일 오후.

브리타 정수기를 사서 수돗물의 염소를 걸러먹게 되면서 이전에 수돗물을 받아두고 먹었던 독을 더는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독에다 수돗물을 받아두고 염소를 날리는 것이 그동안 사용해본 경험에 의하면 그리 효과적이지 않았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염소를 없애보려고 한 나름의 노력이었다. 지금 브리타를 사용하니까 염소는 완벽하게 제거되는 것 같다. 그래서 대만족. 수돗물을 받아두던 독 둘을 방치하는 것이 아까워서 이 독을 사용해서 간장, 된장을 담아보기로 했다. 일단 한살림에 메주 반 말을 주문했다. 7만2천원이 들었다. 그리고 독 속의 메주가 햇살을 받을 수 있도록 유리 뚜껑 둘을 구매했다. 2만2천원이 들었다. 지난 2월 23일에 메주를 두 독에 나눠담고 고추, 숯, 대추를 넣고 천일염을 녹인 물을 가득 부었다..

오늘 오후 낮 기온이 5도로 올랐다는 소식에 가벼운 옷차림으로 산책에 나섰다. 눈은 햇살에 녹고 있었지만 아직 완전히 녹지 않았다. 길은 미끄럽고 질퍽거렸다. 내일 즈음이면 이 눈도 모두 녹지 않을까? 새벽에도 영상의 기온이고, 내일 낮에는 10도까지 오른다고 하니까. 습지 근처에 누군가 눈사람을 만들어 놓았나 보다. 기온이 오르니 눈사람이 녹고 있다. 화단 위의 눈사람도 꼴이 웃기다. 또 다른 습지에도 눈사람이 있었다. 오늘 내가 만난 눈사람 중에 가장 제대로 된 꼴을 갖춘 눈사람. 눈모자까지 쓰고 있는 이 눈사람은 만든 사람의 정성이 엿보인다. 눈사람을 보면서 걷다 보니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눈이 잘 내리지 않는 곳에서 자랐던 나는 어렸을 때 눈구경을 거의 하질 못했다. 어느 해 겨울인가 눈이 내려..

아침에 사과먹는 것을 즐긴다. 사과에다 계피가루를 뿌리면 계피의 향긋한 향이 달콤새콤한 사과맛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오늘은 민트차도 곁들여서 더욱 향기로운 아침이되었다. 맛과 향을 즐기는 김에 눈도 즐기기로 했다. 좋아하는 푸른 색. 민트차를 담은 머그컵도, 컵받침도, 포크도 모두 푸른 색으로 통일. 감각을 깨우는 아침. 코로나19로 인해 단순해진 일상속에서도 오감을 즐길 수 있다. 오감을 자극하는 일상은 반복적 일상에 만족감을 준다. 사과맛, 계피와 민트향, 그리고 푸른 빛깔, 좋은 하루의 시작!

친구 어머니께서 마스크를 쓴 채 잠깐 밖에서 만나 바나나를 안겨주고 갔다. 바나나 송이가 너무 커서 하루에 두, 세개의 바나나를 먹어도 금방 줄지 않는다. 바나나의 갈색 반점이 하나 둘 늘어나더니 급기야 껍질이 짙은 갈색빛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갈색으로 변하는 바나나를 보다 보니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내가 어릴 때는 바나나가 귀한 과일이었다. 평소에 먹기는 어렵고 누군가 방문할 때 선물로 가지고 오면 그때야 맛볼 수 있는 과일. 그 바나나는 대개 사진 속 바나나처럼 껍질이 이미 갈색으로 변해 있었다. 때로는 시커먼 껍질을 한 바나나를 사서 먹기도 했다. 시커먼 껍질을 벗겨서 먹는 바나나는 정말 달고 향긋했다. 어쩌면 푸석거렸을 수도 있다. 하지마 그 기억은 없다. 향긋하고 달콤한 바나나 향맛이 떠오를 ..

10시가 넘은 시간에도 밖은 영하 14.7도. 올겨울 들어 제일 추운 오전이다. 베란다로 나가서 바깥풍경을 살펴보니 눈이 쌓였다. 길을 나서야하는 사람은 힘들겠다. 집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난 눈이 내린 풍경이 마음에 든다. 창을 여니 찬공기가 안으로 훅 들어온다. 차갑지만 깨끗한 공기가 상쾌하다.멀리 산에도 눈이 쌓였다.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이 쑥 올라온다. 겨울산 산행의 기억이 새록새록. 오늘 하루는, 아니 이번 주말까지 빈둥거리면 추위를 견딜 생각이다. 당분간 한낮도 영하니까 눈이 얼어붙어 있을테고 창으로 눈 구경은 계속할 수 있겠지.

서랍을 뒤지다가 머리 고무줄 두 개를 발견했다. 친구가 만들어준 고무줄이었는데... 완전히 잊고 있었다. 고무줄 하나가 너무 늘어져서 고무줄을 잘라버리고 핀을 끼웠다. 카디건 브로치로 사용할 생각이다. 남은 보라색 고무줄은 머리를 묶었다. 작은 액세서리 덕분에 기분이 좋아졌다. 작은 것이 소중한 나날이다.

새해에도 코로나19는 계속 위세를 떨치고 있고 일상도 크게 달라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작은 기쁨들이 반복적인 일상에 작은 무늬를 만들어준다. 그 중 하나는 아름다운 그림책 읽기. 오후의 소묘는 이 암울한 시절에도 계속해서 그림책을 만들고 있다. 이번에는 [눈의 시]. 이탈리아 시인이 쓰고 스페인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렸다. 에스테파니아 브라보라는 이름의 스페인 그림 일러스트레이터의 첫 그림책이라고 하는데... 표지그림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푸른 바탕의 새하얀 토끼. 겨울의 서늘함과 새하얀 눈을 연상시키는 겨울 그림책이다. 눈을 기다리는 마음을 담은 시는 출판사 대표에게는 코로나19가 떠나가길 기다리는 마음을 읽도록 만들었나 보다. 눈은 오리라는 것, 언젠가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와지리라는 것...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