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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사는 법
삶을 좀더 가볍게 하기 위해서는 버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라서 도서관에서 버리는 것과 관련한 책이 눈에 띠면 살펴본다. 사실 버리는 일에는 죄책감이 따른다. 지구상의 가난을 생각한다면 뭔가를 버리는 것이 죄악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버리지 않으려면 필요한 물건을 잘 구매하고 최대한 잘 사용해야겠지만 물건이 흔한 세상을 살아가다보니 생각처럼 쉽지는 않다. 집안의 질서를 잡으려고 해도 적당한 양의 물건을 소유하고 있지 않으면 쉽지 않다. 정리와 관련한 노하우를 전하는 모든 책들에서 입을 모아 말하는 것이 우선 '버리고 정리하라'이다.살다보면 삶의 때가 생기니 때부터 없애라는 것이겠지. 노자와 야스에의 [버리는 연습 버리는 힘]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된 책이다. 1)도대체 왜 우리가 버리지 못하는지 자신을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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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살던 곳을 다시 찾는 기분은 특별하다. 설레임은 아니고... 슬픔도 아니고... 즐거움도 아니고... 뭐라 해야 할까? 살던 집까지 걸어야하는 이 길을 수없이 걸었었다. 살던 당시에는 폐허로 있던 집도 새단장을 해서 세월을 느끼게 한다. 역시 이곳도 주차공간이 부족한가 보다. 집에 자동차들이 줄을 서서 쉬고 있다. 내가 살았던 집은 예전과 겉보기에 달라진 건 없다. 북부 프랑스의 벽돌집. 이 동네는 이민자들이 주로 사는 곳으로 도시 한복판에서는 조금 떨어져 있다. 집주인은 푸른 눈을 가진 백인 여성이었는데, 이민자들에 대한 편견이 그리 없었는지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그리고 아마도 대출을 받아 이 집을 마련했을 것이다. 그래서 대출금을 갚기 위해 세를 놓아야 했을 것이다. 세를 놓은 곳은 건물 ..
[마담 프루스트의 정원(2013)]은 벌써 5년 전 극장에서 보았던 영화인데. 인터넷에서 다시 보았다. '기억'을 다룬다.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이라는 우리나라의 제목도 나쁘지 않다.하지만 원래 제목은 샹송 제목인 'Attila Marcel'이다. 이 노래는 실어증이 있는 주인공 폴의 어린시절 기억과 깊은 관련이 있다. 어렸을 때 부모가 사고로 죽어 두 이모가 폴을 키웠다. 부모의 사고 때문인지 폴은 말을 잃었다. 폴은 슈케트에 무지 집착한다. 슈케트 먹고 싶네... 하지만 설탕이 박혀 있다는 점이 내 마음에 들진 않는다. 피아노 조율사인 할아버지가 떨어뜨린 음반을 돌려주려다가 들른 마담 프루스트의 집. 영화는 시작부터 프루스트의 글귀를 인용하면서 시작하고 폴의 기억을 수면위로 떠오르도록..
모리 준이치 감독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고향마을에 돌아온 젊은 여성이 논밭을 돌보고 소소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일상을 살아내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리틀 포레스트:여름과 가을(2014)]은 여름부터 가을에 걸친 일본 도호쿠 지방 코모리에서 지내는 이치코의 시골생활 속에서 특히 식생활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여름 편에서 모두 7가지 음식을 소개한다. 먼저 빵. 습기찬 여름의 물기를 날리기 위해 피운 난로를 이용해 빵을 굽는다. 여름철에 굽는 빵이 낯설다.그리고 식혜. 이 식혜는 죽에 누룩을 넣어 발효가 되도록 두었다가 나중에 요구르트나 이스트를 넣어 더 발효시켜서 냉장고에 두었다 마시는 음료로 우리 식혜와는 다르다. 근처 사는 후배인자 친구인 유타를 불러서 함께 나눠 마신다.그리고 세 번째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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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중순에 하천가 산책을 나갔을 때였다. 해바라기의 커다란 노란꽃이 시선을 끌었다. 해바라기꽃이 있는 쪽으로 다가가보았다. 해바라기 꽃에 벌들이 모여 있었는데, 꿀을 채취하는 모양이다. 수 년전 이곳에서 해바라기를 보았던 것 같은데... 해바라기는 한해살이라고 하니까 그때 그 해바라기는 아닐 것이다. 해바라기를 보면 언젠나 초등학교 시절 학교 화단에 피어 있던 그 해바라기를 떠올리게 된다. 기억이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그때 해바라기씨를 먹었던 것 같은데... 진짜로 먹었던 걸까? 아니면 다른 곳에서 먹었던 걸까? 세월이 흐르니 기억이 분명하지 않다. 때로는 왜곡되기도 하고. 아무튼 어린 나는 교과서에 나왔던 해바라기를 학교에서도 직접 만날 수 있어 기뻤던 것 같다. 이후에 여러 곳에서 해바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