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사는 법

[마담 프루스트의 정원], 잃어버린 기억과 말, 그리고 진실을 찾아서 본문

지금 행복하다

[마담 프루스트의 정원], 잃어버린 기억과 말, 그리고 진실을 찾아서

마카모 2019. 9. 21. 21:34
반응형

​[마담 프루스트의 정원(2013)]은 벌써 5년 전 극장에서 보았던 영화인데. 인터넷에서 다시 보았다. '기억'을 다룬다.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이라는 우리나라의 제목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원래 제목은 샹송 제목인 'Attila Marcel'이다. 이 노래는 실어증이 있는 주인공 폴의 어린시절 기억과 깊은 관련이 있다. 

​어렸을 때 부모가 사고로 죽어 두 이모가 폴을 키웠다. 부모의 사고 때문인지 폴은 말을 잃었다. 

​폴은 슈케트에 무지 집착한다. 슈케트 먹고 싶네... 하지만 설탕이 박혀 있다는 점이 내 마음에 들진 않는다. 

​피아노 조율사인 할아버지가 떨어뜨린 음반을 돌려주려다가 들른 마담 프루스트의 집. 

영화는 시작부터 프루스트의 글귀를 인용하면서 시작하고 폴의 기억을 수면위로 떠오르도록 도와주는 마담 프루스트. 

요컨대 기억과 관련된 영화임을 금방 알 수 있다. 

​폴은 어머니는 사랑하지만 아버지는 싫어하는데... 

​아버지는 어린 폴의 기억 속에서 어머니를 죽게 한 살인자로 기억되었다. 

샹송 '아틸라 마르셀'의 가사를 살펴보면,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폭력남편이 바로 아틸라 마르셀이다. 

폴이 엄마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남편으로 기억하는 아버지 이름을 '아틸라 마르셀'이라고 지은 것도 그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서 한 가지. 폴과 아틸라 마르셀의 역은 한 사람이 모두 연기한 것이라는 것. Guillaume Gouix(귀욤 구익스)의 연기가 뛰어나다.

​큰 개를 끌고 다니는 마담 프루스트. 마담 프루스트 역을 맡은 배우 Anne Le Ny(안 르 니)는 그 외모가 동화 속 요술할멈 같은 모습이다. 

마담 프루스트에 너무 어울리는 외모라고나 할까.

​그는 폴의 마들렌과 허브티를 내놓고 폴이 어린시절 기억을 꺼내도록 돕는다.  

프르스트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이 마들렌과 홍차 또는 보리수차를 마시면서 어린시절 기억의 실타래를 풀어가는 것이 연상된다. 

​수면 위로 떠오른 폴의 기억은 즐거운 것이기도 하고 괴로운 것이기도 하다. 

​차와 마들렌을 먹고 마시자 마자 폴은 잠들면서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되돌아간다. 

​기억 속에서 상냥하고 아름다운 어머니를 떠올리는 행복한 기억. 

폴에서 어머니는 특별한 소중한 존재로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기억되고 있다. 

​가족 모임에서 폴이 알게 된 입양된 중국계 소녀 미셸. 피아노 전공자인 폴과 첼로 전공자인 미셸. 

​미셸은 폴에게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진다. 곁에서 마담 프루스트는 우쿠렐라를 연주하고 있다. 

​문제의 피아노. 이 피아노에 깔려서 폴의 부모가 죽었다. 

집안의 실내 공사가 잘못되서 벌어진 사고다. 그 사고를 어린 프루스트가 목격한 것이다. 트라우마가 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살 날이 얼마남지 않은 마담 프루스트는 공원의 노목과 자신을 동일시한다. 

​하지만 폴은 마담 프루스트가 곧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마담 프루스트는 잘리게 된 노목의 운명은 마치 자신의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나무를 베는 것에 반대해서 마담 프루스트는 시위를 해 보지만... 역부족. 

그녀가 자신의 죽음 앞에서 역부족이듯이. 

​기억이 떠올리면서 폴의 마음의 상처는 회복된다. 그리고  찢어진 사진은 다시 붙는다.

​피아노 콩쿨에서도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극복해 훌륭한 연주를 선보인다. 

​결국 상을 거머쥔 폴이 마담 프루스트를 찾아가 보지만... 이미 마담 프루스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마담 프루스트는 폴에게 허브차를 남겨 그가 자신의 가라앉은 기억 모두를 수면 위로 꺼집어 올려 마음의 상처를 회복할 수 있도록 끝까지 도왔다. 

​사람들에게 춤을 가르치는 이모들. 

자신들이 얻지 못한 피아노의 재능을 폴의 어머니가 가졌지만 피아노로 가계를 잊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폴이 피아니스트가 되길 바랬다.  그리고 폴은 콩쿨에서 입상할 정도로 그런 자질을 가진 것은 분명하나...

폴은 자신의 손가락을 스스로 부상을 입히며 그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  

​마담 프루스트 덕분에 완전히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서 회복된 폴. 

​마담 프루스트의 묘지를 찾은 폴. 그녀의 묘비석 앞에 놓인 선물들. 

그녀가 많은 사람들을 치유해주었듯이 그들이 그녀를 마음깊이 사랑했음을 알 수 있다. 

​무표정하던 폴이 웃음을 되찾았다. 그는 마담 프루스트의 우쿠렐라를 챙긴다. 

그리고 이모들이 춤을 가르치던 그곳에서 우쿠렐라 선생이 되며 새인생을 펼친다. 

그리고 미셸과 결혼해 아이도 낳는다. 

물론 잃었던 말도 되찾는다. 해피엔딩. ​

영화가 코믹하면서도 따뜻하다. 보는 내내 행복감을 주는 영화다. 

무엇보다 폴이 어린시절의 기억 속으로 들어갈 때면 뮤지컬로 바뀐다. 

그래서 마담 프루스트는 음악영화기도 하다. 노래를 즐길 수 있어 더 즐겁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