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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사는 법
산세베리아, 긴 장마가 무색하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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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산세베리아는 제철을 만난 듯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이 산세베리아는 2년 전 겨울에 동생이 남겨놓고 떠난 화초들 가운데 하나다.
동생이 준 산세베리아는 두 포기였는데, 빼빼 마르고 시들거리는, 거의 고사하기 일보직전의, 형편없는 꼴을 하고 있었다.
작년 여름에 조금 자라고 기운도 좀 차린 것 같았지만 여전히 '난 아직 적응 못했어.' 하는 듯했다.
그러더니 올여름 갑자기 쑥 자라났다. 그리고 각각 어린 싹들을 한 포기씩 더 꺼내 놓았다.
마침내 이곳을 내 살 곳으로 인정하겠다는 듯이.
산세베리아는 올 여름 무려 54일간 이어진 긴 장마의 흐리고 축축한 날씨에도 하루가 다르게 자랐다.
어쩌면 햇살은 그리 필요치 않고 대기 중 습기가 많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
동생이 돌아와서 이 산세베리아를 다시 본다면 못 알아볼 것 같다. 그리고 깜짝 놀라겠지.
동생이 다시 한국에 정착한다면 남겨둔 화초들을 잘 키워서 다시 돌려주고 싶다.
언제 돌아올지 모르겠지만...
멀리 떨어진 그곳에서 코로나 19 바이러스 상황 속에서도 별일 없이 온 가족이 잘 지내고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조카도 산세베리아처럼 쑥 자랐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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