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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번째 여행], 반려묘의 죽음을 애도하는 그림책

마카모 2020. 9. 17.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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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에서 돌보던 집오리 '농투'가 죽은 지 꼭 1년째 되던 어제, 내게 날아온 작은 선물, [아홉번째 여행]. 

[아홉번째 여행]이 무슨 뜻인가? 갸우뚱했지만, 고양이가 아홉생을 산다고들 해서 그 아홉생을 살고 그들의 안식처로 떠났길 바라는 마음에서 작가 신현아는 이 그림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키우던 반려묘도,  거리에서 만나는 길고양이들이 모두 차례로 죽음을 맞고 이 세상을 떠난다. 그들이 이 세상을 떠나는 길은 축제이길, 또 떠난 길 끝에는 편안한 쉼터가 있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그림책을 읽는 우리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낮은 채도의 그림이 쓸쓸하면서도 따뜻하게 느껴진다. 그래, 빛 바랜 오래된 사진 같은 느낌이기도 하다.  

그림책을 덮는 데 눈물이 핑 돈다. 1년 전 내 곁을 떠난 집오리들이 생각나서 그랬나 보다.

하천에서 힘겨운 삶을 열심히 살아내다가 어느 날 그 짧은 생을 마무리하며 이 세상을 떠난 오리들.

나는 작가처럼 오리들이 편안한 곳에 안착했기를 바라지는 못한다. 죽음 이후의 세상을 믿지 않기 때문에.

하지만 적어도 그 오리들이 더는 힘겨운 삶의 투쟁을 벌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죽은 몸은 자연 속에 잘 해체되어 순환하리라 믿기 때문에 안도할 뿐이다.

하지만 나는 가끔 상상한다. 죽은 오리들이 내 곁에 머물러 있는 상상. 아직 오리들을 보낼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나 보다.

 

[아홉번째 여행]은 내게 위로가 되는 선물이었다. 

그림책을 보는 동안 떠나간, 사랑했던 존재들을 애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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