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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사는 법
죽은 집오리들을 애도하며 본문
작년 9월은 마음이 무너지던 달이었다. 하천에서 돌보던 집오리들이 차례로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이었다.
한 달 사이에 5 마리의 집오리들이 죽음을 맞다니! 도대체 누가 집오리들을 죽였는지 아직도 미스터리다.
농원은 그 어떤 집오리보다 신중하고 고통스러운 삶 속에서도 생존 의지를 불태우던 강인한 오리였다.
다섯 오리들 가운데 제일 마지막까지 상처입은 몸으로 홀로 남았다. 결국 작년 9월 마지막 날 죽음을 맞은 걸로 추정된다.
단호박을 좋아했었는데...
어제는 농투가 죽은지 1년 되던 날이었다.
농투는 집오리들 가운데 가장 붙임성 있는 오리였다. 특히 멸치를 좋아해서 멸치를 달라며 조르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누룽지를 먹다가 누룽지를 좋아했던 농투가 생각나서 울컥했다.
야일은 농원이나 농투에 비해 어린 오리였다. 농원과 농투를 부리로 찔러대서 얄밉게 생각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 어떤 집오리보다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고 있던 오리였다.
사람들이 주는 과자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죽은 물고기, 멸치 따위도 관심이 없었다.
오직 스스로 야생에서 먹이를 구하려고 애썼다.
농원, 농투, 야일은 주인 있는 집오리였던 반면, 동번과 서번은 어느 여름날 비온 뒤 같은 날 버려진 집오리들이었다.
꼴이 너무 불쌍해서 이 오리들이 에쁘지도 않았지만 돌보기 시작했었다. 돌보다 보니까 애정을 갖게 되었다.
항상 굶주려 있는 듯 배가 고팠던 것 같다. 그래서 과자든 튀밥이건 뭐든 가리지 않고 먹었던 먹보 오리들이었다.
이 둘은 일주일 간격으로 죽음을 맞이했다.
오리들이 모두 죽음을 맞았건만 한동안, 오리들이 머물던 하천을 걷다 보면 오리들이 나타나서 꽥꽥 거릴 것 같았다.
1년이 흐르는 동안 슬픔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오리들을 떠올리면 마음 속 깊이 눈물이 맺힌다.
이후에도 하천에는 집오리, 거위 등이 나타났지만 마음을 충분히 주지 않아서 올 여름 장마때 이들이 모두 하천에서 사라졌지만 슬픔이 덜했던 것 같다.
사랑했던 존재들이 우리 곁을 떠나는 일은 아무리 겪어도 면역이 되질 않는다.
그럼에도 그 존재들을 떠올리는 일은 슬프지만 함께 했던 기억이 있어 행복하기도 하다.
9월은 떠나 보낸 오리들을 애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