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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은 일상 살아내기

'망막박리'로 동네 안과부터 종합병원 안과까지 거친 경험담

마카모 2024. 12. 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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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8

지난 10월 28일, 산책을 나갔다가 왼쪽 눈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왼쪽 눈 위쪽에서 출렁거리는 느낌이 났다. 물방울이 왔다갔다 하는 것도 같고...  일렁거린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시선을 충분히 방해하는 이 증상을 방치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이 눈에는 v자 모양의 비문이 있었다. 하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고 지냈다.

실 같은 비문이 있긴 했지만 그것이 v자 모양으로 바뀐다고 해서 시각에 큰 영향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실 같은 비문은 사실 30대 초반부터 있었던 것 같다.

 

2024/10/29 동네 안과

발견한 것이 오후였기 때문에 다음 날 동네 안과를 찾았다. 

내 증상을 말했더니 먼저 간호사가 일반적인 안과검진을 했고, 그리고 망막을 촬영했다. 

그 영상과 더불어 직접 눈을 들여다 보고는 왼쪽 눈 위쪽의 망막이 말굽모양으로 찢어졌다고 했다. 

눈 위쪽의 망막이 찢어진 경우에는 중력의 영향을 받아 위험하다면서 응급상황임을 알렸다. 

당장 레이저시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 안과에는 레이저시술을 할 기계가 없기 때문에 레이저기계를 갖춘 병원 몇 군데를 알려주면서 소견서를 써주었다. 

나 같은 경우는 지금껏 종합병원 안과로 가라고 안내해왔지만

요즘 의료파업때문에 응급실로 가도 처치를 받을 수 없으니까 동네 큰 안과(즉 레이저 설비를 갖춘 안과)로 가보라고 했다. 

 

도대체 왜 망막이 찢어졌는지 의사에게 물으니까 '고도근시'가 원인이 아닐까 한다고 했다. 

안과에 결제한 비용은 소견서 비용까지 모두 15100원.

 

2024/10/29 동네큰안과

나는 서둘러 동네 큰 안과를 찾았다. 

망박박리 전문가가 있는지에 관한 정보를 찾아보지 않고 가장 가까운 큰 안과로 선택했다. 

소견서를 보이면서 '망막 박리'라고 하니까 아주 많이 기다리지 않고 의사를 만날 수 있었다. 

이 안과 역시 초진이었기 때문에 다시 일반안과검진부터 시작해서 정밀한 망막검사까지 받았다. 

의사는 현재 내 눈의 상태를 설명해주었다. 

왼쪽 눈 위쪽이 찢어졌을 뿐만 아니라 아래쪽에도 천공이 보인다!고 했다. 

그래서 찢어진 부분을 꿰매는 것이 아니라 찢어진 부분 주위에 레이저로 울타리를 칠 것이천공이 있는 쪽도 레이저시술을 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녹내장은 없고 황반변성도 없지만 황반 쪽의 약간의 굴곳이 있으니까 계속해서 지켜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6개월에 한 번씩 내원해서 안과검진을 받으라고 했다. 

 

그리고 의사로부터 레이저시술을 받았다. 따끔따끔한 것이 머리가 지끈거렸다. 견딜 수 없는 고통은 아니지만 불편했다. 

눈 위쪽은 여러 차례 레이저를 쏘는 것이 느껴졌다. 아래쪽은 레이저를 세 차례 정도 했던 것 같다. 

시술 후 의사는 평상시처럼 지내면 된다고 했다. 

이날 레이저 시술을 받고 약처방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의사는 10일 후에 다시 들르라고 했다. 

이 안과에서 지불한 비용은 모두 85 200원.

이날 총 지불한 비용이 100300원. 

 

여기서 교훈은

1.나와 같은 증상이 있으면 일단 레이저시술이 가능한 안과를 찾으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

2. 눈 위쪽에 나와 같은 증상이 있으면 지체 없이 안과를 찾아야 한다는 것. 

 

레이저시술 후 왼쪽 눈의 상태

1. 기존의 V자 비문이 사라지고 점모양의 비문이 생겼다

2. 눈 속에서 점선의 원모양이 지나다닌다

3. 눈 속에서 어른거리는 것들(약간 실같은 연기)이 늘어났다. 

4. 눈 아래쪽이 약간 출렁인다

5. 왼쪽눈의 좀 침침한 듯하다. 

6. 시술을 받은 부분이 뻐근한 상태가 지속되다가 조금 나아졌다. 

7. 처음에는 눈사용을 최대로 자제했다. 책이나 영상보는 것을 피했다.

지금은 독서도 하고 영상도 본다. 

하지만 햇살이 있는 곳에서는 힘들다. 눈의 얼른거림 때문에 쉽게 눈이 피로해지고 두통을 유발하고 속이 울렁거린다. 

 

결론적으로 실명은 막았는지 모르겠지만 눈 상태는 현저히 안 좋아졌다. 

처음에는 눈부심 때문에 햇빛 좋은 날 맨 눈으로 길을 나설 수 없었다. 그래서 선글라스를 착용했다. 

한 달이 지난 지금도 햇살 좋은 날은 선글라스를 착용하는데 눈 속에 얼른 거리는 것들 때문에 불편해서다. 

약간 어두운 실내에서 조명을 켠 채 독서를 한다. 

영상의 경우는 약간 어두운 실내에서 본다. 

 

10일후 동네 큰안과 내원 하지 않은 이유

10일 후 내원하라는 의사의 이야기는 무시했다. 

왜냐하면 당시 눈이 너무 피로해서 안과에서 눈을 살펴보는 상황이 싫었다. 

게다가 레이저 시술이 잘 되었으면 가지 않아도 되는 것이고, 레이저시술이 잘 되지 않았다면 그 안과를 갈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2024/11/20 일반건강검진 시력 검사 결과

올해가 나의 건강검진 해라서 레이저시술을 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을 때 건강검진을 받았다. 

그날 시력을 측정하니까 양쪽 눈이 모두 나빠진 상태였다. 

안경을 쓰고 1.0/0.9였던 시력이 0.8/0.7이 되었다.

놀랐다. 

 

종합병원 안과 진료예약시도 

레이저시술 한 후 한 달이 지났을 무렵, 왼쪽 눈 아래쪽이 일렁거린다는 생각이 들어서 혹시 아랫쪽 천공 주변이 또 찢어졌나 하는 의심이 들었다. 그래서 종합병원 진료예약을 잡아보려 시도했다. 

일단 분당서울대병원의 안과의료진을 검색해보았다. 망막을 다루는 의사는 많았다. 될수록이면 경험이 적은 젊은 의사를 피하기로 했다. 

그런데 무엇보다 오세준이라는 의사가 망막 전문의로서 유명해보였다. 그리고 주광식 의사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오세준 의사는 서울대 출신에 경력도 화려했다. 주광식 의사는 서울대 출신이 아니었지만 의사의 자기소개글이 마음에 와닿았다. 

전화를 걸어서 내 상황을 설명하니까, 망막박리는 응급상황이지만 현재로서는 응급실을 이용할 수 없고 진료예약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오세준 의사는 내년 6월에 진료예약이 가능하고 주광식 의사는 내년 2월에 예약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주광식의사로 예약을 했다. 

하지만 2월까지는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싶었다. 만약 왼쪽 눈 아래가 위쪽처럼 찢어진 것이라면 역시 응급상황일테니까. 

 

그래서 유명한 망막의는 없지만 동네 종합병원에서 망막을 다루는 의사를 검색해 보았다. 

4명. 그 중 두 명은 30대 후반의 젊은 의사, 나머지 두 명은 경험이 있는 의사였다. 

알아보니 경험 있는 의사 둘 중 하나는 출장중이라서 없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출장중인 의사는 카톨릭의대 출신, 진료을 받을 수 있는 의사는 서울대 출신이었다. 

직접 안과를 찾아가서 내 상황을 얘기하니까 이틀 후! 진료예약을 잡아주었다. 생각보다 빠른 시간에 예약이 되서 놀랐다. 

 

2024/12/4/ 동네 종합병원 안과

진료예약을 잡은 날에 안과를 찾았다. 

일반안과검짐을 비롯해서 망막 정밀 검사까지 받았다. 

(건강검진에서는 시력이 떨어진 것으로 나왔지만 이번 검진에서는 시력이 회복되어 있었다.

지난 11월20일 눈검사에서는 시력이 떨어졌지만 레이저시술을 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에는 시력이 회복되었다.

시력이 회복된다는 것을 알게 됨.)

종합병원의 여간호사들은 친절했다. 하지만 눈 영상을 촬영하던 남자간호사인지 의사인지 하는 사람은 피로에 지쳐 일하기 싫은 느낌이 들었다. 

의사를 만나기 전에 꼬마 의사에게 내 상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했고 그 의사는 내 상황에 대해서 여러차례 질문을 하면서 꼼꼼하게 기록해 나갔다. 

예약한 의사를 만났을 때 의사는 그 기록을 제대로 읽지 않을 것인지... 소견서는 보기나 했는지...

내 왼쪽눈은 아랫쪽만 레이저가 되어 있다면서 내가 위쪽에도 레이저시술을 받았다고 하니까 기억이 잘못되었을 거라면서 내 기억의 오류로 몰아갔다. 분명 소견서에도 왼쪽 눈 위쪽에 말굽모양의 찢어진 부분이 있다고 적혀 있는데... 그리고 내가 레이저받은 상황에 대해서 설명하니까 느낌은 틀릴 수 있다고 했다. 나의 기억과 느낌이 잘못되서 내가 잘못 알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의사에게 다시 한 번더 찢어진 곳이 위쪽이라서 위험하니 레이저시술이 응급하다고 동네 안과의사가 설명한 이야기를 덧붙였다. 

의사는 그제서야 내 눈을 들여다 보면서 '위쪽도 했네' 했다. 정말 어이없는 상황. 

영상기사 역시 내 소견서를 제대로 보았다면 사진을 제대로 찍었을 것이고, 의사 역시 내 눈을 바로 살펴보았으면 내 눈의 상황을 제대로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영상만 옳고 환자의 이야기는 그르다고 단정하는 의사의 태도가 실망스러웠고 어이없었다. 

그리고  의사는 레이저시술은 잘 되어 있다는 것으로 끝. 내가 아래쪽의 일렁거림에 대해 말했는데 제대로 눈을 살펴보기나 했을까? 지금도 의심스럽다. 내 왼쪽 눈아랫쪽은 여전히 일렁거린다. 

의사의 말로는 레이저시술 이후 찌꺼기가 떠다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몇 개월에서 1년까지. 물론 1년이 지나고 조금 남아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내 왼쪽 눈의 일렁거림도 찌꺼기일 뿐이라는 것. 

 

나는 의사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더했다. 

-내가 루테인 지아잔틴을 복용해야 하는가?-> 복용할 필요 없다. 황반변성을 예방하는 것이니까. 물론 먹어도 된다. 

-독서에 문제가 없나? 햇살 아래 눈이 부셔서 책 읽기가 힘들다고 하면서-> 독서는 문제 없다고 하면서 햇살 아래 눈부심 현상에 대해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달리기는 해도 되나? -> 레이저시술을 한 지 한 달이 지나면 가능하다.

 

의사는 내 눈의 황반변성은 없고, 6개월마다 검진을 받아라고 했다. 

이날 내가 지불한 비용은 100 500원

 

결론적으로 의사의 말을 신뢰한다면, 

현재 내 눈의 레이저시술은 잘 되어 있고 내 왼쪽 눈 아래에서 느끼는 것은 찌꺼기가 떠다니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 

 

의사가 특별히 불친절하지는 않았지만 의사가 내게 보인 처음의 태도가 의사로서의 신중함이 없는 듯해서 의사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 

종합병원 의사라고 해서 더 친절한 것도 더 설명을 잘 해주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종합병원을 찾을 때는 더 전문적이라고 믿기 때문인데 이번 경우를 경험하면서 의사가 환자를 진지하게 성실하게 대하지 않는다면 종합병원이라고 해서 더 나을 것도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망막의 경우는 100% 치료법도 없고 망막을 치료하는 전문의사도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말을 인터넷에서 읽은 적이 있다. 

내가 받은 레이저 시술은 미봉책. 일단 망막을 붙여두고 더 찢어지나 지켜본다는 것. 그러다 더 찢어져서 눈의 시야를 가리면 그때는 또 다른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것. 그 수술이 과연 망막의 치료법이 될 수 있을지 나는 모르겠다. 

돌아가신 내 어머니는 40대에 당뇨망막박리를 경험하고 세 번의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거의 실명했다. 사물의 형태만 인식하고 시야는 밤처럼 어두운 상태. 어머니가 수술을 받은 때는 아주 오래 전이라 요즘과 비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나마 다행이라면 나는 아직 당뇨환자는 아니라는 것. 

 

지난 10월말부터 지금까지 내가 눈에 들인 비용은 총 200800원.

건강보험의 혜택을 본 비용이다. 

종합병원 진료를 받을려면 반드시 의사 소견서나 진단서를 지참해야 한다.

 

안과 정기검진은 어디로 갈까?

현재 내 고민은 6개월 후 안과검진을 어디로 갈 것인가이다.

동네 안과로 갈까, 아니면 동네 큰 안과로 갈까, 아니면 동네 종합병원으로 갈까, 아니면 유명한 망막전문의에게 갈까?

 

나와 같은 경험을 한 분의 말씀에 의하자면, 그분은 세브란스병원을 갔는데 안과의가 '정기적인 안과검진은 필요없다. 눈에 변화가 생기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씀하셨다고. 

그렇다면 나도 내 눈의 변화가 심하면 그때 안과를 찾아야 할 것도 같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만약 고도근시인데 비문이 늘어난다면 꼭 안과검진을 받아보라고 권한다. 

(다음에 또 이어서 경험담을 올리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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