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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사는 법
하천에서 돌보던 집오리 '농투'가 죽은 지 꼭 1년째 되던 어제, 내게 날아온 작은 선물, [아홉번째 여행]. [아홉번째 여행]이 무슨 뜻인가? 갸우뚱했지만, 고양이가 아홉생을 산다고들 해서 그 아홉생을 살고 그들의 안식처로 떠났길 바라는 마음에서 작가 신현아는 이 그림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키우던 반려묘도, 거리에서 만나는 길고양이들이 모두 차례로 죽음을 맞고 이 세상을 떠난다. 그들이 이 세상을 떠나는 길은 축제이길, 또 떠난 길 끝에는 편안한 쉼터가 있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그림책을 읽는 우리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낮은 채도의 그림이 쓸쓸하면서도 따뜻하게 느껴진다. 그래, 빛 바랜 오래된 사진 같은 느낌이기도 하다. 그림책을 덮는 데 눈물이 핑 돈다. 1년 전 내 곁을 떠난 집오리들이 생각나..
올여름, 백섬(사진 중간)이 죽었다. 비가 내리는 여름을 견디지 못한 것 같다. 지난 겨울에는 물배추가 죽었다. 여름날 푸릇푸릇 번성하는 물배추가 겨울에 모두 죽어버렸다. 백섬도 물배추도 모두 친구가 선물해준 화초였다. 그래서 더욱 아쉽기만 하다. 평소에 잘 키우지 않는 화초라서 화초의 생리를 잘 이해하고 있지 못해서 좀더 잘 키우지 못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화초를 키우다 보면 잘 자라기도 하고 잘 자라지 못하기도 하고 또 죽기도 한다. 하지만 죽는 일은 그리 흔하지 않다. 그럼에도 도저히 살리지 못하는, 역부족인 상황이 온다. 예전에는 화초가 죽으면 무척 상처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좀 덤덤하게 받아들이려고 한다. 사람이건 식물이건 동물이건 죽음을 피할 수 없는 때가 있다는 것을. 그것이 내 ..
올여름 산세베리아는 제철을 만난 듯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이 산세베리아는 2년 전 겨울에 동생이 남겨놓고 떠난 화초들 가운데 하나다. 동생이 준 산세베리아는 두 포기였는데, 빼빼 마르고 시들거리는, 거의 고사하기 일보직전의, 형편없는 꼴을 하고 있었다. 작년 여름에 조금 자라고 기운도 좀 차린 것 같았지만 여전히 '난 아직 적응 못했어.' 하는 듯했다. 그러더니 올여름 갑자기 쑥 자라났다. 그리고 각각 어린 싹들을 한 포기씩 더 꺼내 놓았다. 마침내 이곳을 내 살 곳으로 인정하겠다는 듯이. 산세베리아는 올 여름 무려 54일간 이어진 긴 장마의 흐리고 축축한 날씨에도 하루가 다르게 자랐다. 어쩌면 햇살은 그리 필요치 않고 대기 중 습기가 많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 동생이 돌아와서 이 산세베리..
분꽃이 핀 모습은 잘 보기가 어렵다. 저녁부터 꽃이 열리는 분꽃은 한밤중이나 이른 새벽이 아니면 꽃이 활짝 핀 모습을 볼 수 없다. 이른 새벽에 나가서 꽃밭에 분꽃이 핀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다. 나는 분꽃하면 멘델의 법칙밖에 떠올리 것이 없다. 그래서인지 친구가 들려준 어머니 이야기는 분꽃을 볼 때마다 되새김질하듯 떠올리게 된다. 친구 어머니는 앞마당에 피어나는 분꽃을 보고 저녁밥을 지었다고 한다. 친구가 어머니로부터 들은 이야기라고. 그래서 친구는 분꽃을 볼 때마다 어머니의 이야기를 떠올릴 것이 분명하다. 내 어머니와 함께 기억하는 꽃은 코스모스 밖에 없다. 내가 어머니께 어떤 꽃을 좋아하느냐?고 묻지 않았다면 어머니와 얽힌 꽃 기억이 아무것도 없었을 것이다. 워낙 청소와 정리를 잘 했던 어머니에게 ..
긴 장마가 물러나고 한낮의 기온이 33도에 이르는 무더운 날이 시작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 해야 할까? 코로나 19의 확진자가 하루 300명에 육박할 정도로 늘어났고 전염병의 기세는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것 같다. 바깥 외출이 두려운 하루하루가 다시 시작되어 우울한 나날이다. 열알레르기, 햇빛 알레르기가 있는 나는 30도가 넘는 한낮에는 바깥 외출이 힘들다. 오전이나 오후에는 많은 사람들과 부딪치게 되니 산책이 불안하다. 할 수 없이 새벽에 하천가로 나섰다. 6시가 못 된 시간, 박무가 있는 새벽이다. 파란 나팔꽃이 웃는다. 미국 나팔꽃이다. 오랫동안 내린 장마비로 잎은 병이 들었지만 꽃의 미소는 여전하다. 반갑다. 파란 달개비의 푸른 빛도 상큼하다. 잎은 벌레들에게 뜯겨 구멍이 송송 뚫렸어도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