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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지도], 내 친구들의 집을 담은 동네 지도

마카모 2019. 8. 15.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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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로 받은 그림책, [마음의 지도] ... 제목이 신기하네...

원제를 살펴보니 Amigos de Peito다. '페이토의 친구들'이라 번역하면 되나? 스페인어는 잘 모르지만 적어도 amigo가 친구라는 것은 안다. 

화자인 아이가 자기 동네에 친구들 이야기를 풀어놓고, 그 친구들이 어디 사는지 이야기하는 것이 스토리의 모두다. 

'친구집이 어디인가?'에 대한 대답이 그림이다. 

이 그림책은 정말로 그림이 중요하다. 동네의 건물들은 아이의 시선처럼 세밀하지 않고 인상적이며 단순하다. 

아이라면 이런 것에 주목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비올레타 로피즈는 그렸을 것 같다. 

책 겉표지 앞과 뒤, 그리고 속표지의 그림은 바로 주인공 아이가 사는 동네의 모습이다. 

동네 전체의 지도인 셈이다. 

페이지를 한장 한장 넘겨가면 건물들이 나온다. 그리고 누가 어디에 사는지 알게 된다. 

이때 등장하는 건물의 모습과 표지에 나오는 건물의 모습이 각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이야기의 건물이 동네 전체의 어디에 위치하는지, 건물의 어느 면을 보여주는지를 살펴보면서 넘기면 무척 흥미진진하다. 

나는 출판사에서 왜 제목을 '마음의 지도'라고 했는지 궁금하다. 

오히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일까?'나 '우정의 지도'라고 붙였으면 어땠을까? 하면 생각해 보았다. 

적어도 궁금함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그림책 제목을 잘못 지은 것만은 아닌 듯.


마지막 구절 "친구끼리 이름 같은 건 상관없어도. 어디 있는지만 알면 되니까요."가 내 마음을 잡는다. 

놀고 싶을 때 친구가 어디 있는지 아니까 부르러 갈 수 있고 불러서 함께 노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느낌이다. 


언제든 찾아 갈 수 있는 친구네 집.  

어른이 되면서 그런 친구집은 없다. 

어른이 되기 전에는 하교길에 들르는 친구네집이 있었다. 

그 친구집에 가면 항상 환영받았고 친구의 언니들, 동생과도 다 함께 어울려 즐겁게 놀았다. 

어느날에는 그 집에서 잠들어버려 집에 돌아가지 못해 부모님을 걱정시켰던 기억도 있다. 


사실 언제든 우리집을 찾아오는 걸 거절하는 사람은 바로 나다. 

어른에게 세상에 그런 친구는 일상의 파트너외에 가능할까? 

어쩌면 일상의 파트너가 있으니 그런 친구가 더는 필요없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어릴 때처럼 에너지가 왕성하지 않으니 누구든 환영할 기운이 없는지도 모르겠다. 


그림책을 들춰보다 보니, 이런 저런 생각이 든다. 

불현듯 우리 동네에서 내 마음에 드는 곳을 그려 지도를 만들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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